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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의 조용한 시골 마을, 전형적인 박공지붕 집들 사이로 유난히 눈에 띄는 집 한 채가 있습니다. 넓은 평지붕에 모던한 디자인이 어우러진 독특한 외관이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을 붙잡죠. 그러나 이 집의 진짜 특별함은 외형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72세 동갑내기 세 명이 60년 넘는 우정을 가족으로 이어가며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심재식 씨와 이혜옥 씨, 두 사람입니다. 학창 시절부터 친구였던 둘은 60년이 넘도록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해 왔습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늘 곁을 지켰던 두 사람은 쉰 중반 무렵,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됩니다.
재식 씨는 도시의 바쁜 삶을 벗어나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에 여주에 땅을 마련했습니다. 혜옥 씨는 당시 서울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지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게 되었습니다. 혼자의 외로움보다 함께의 따뜻함이 낫겠다 싶어 두 사람은 집을 짓고 함께 살기로 결심했죠.
집을 설계할 당시, 유럽풍 주택이 유행했지만 혜옥 씨는 단호히 평지붕의 모던한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설계사는 집 안에 한옥의 정취를 더하기 위해 툇마루와 후정을 구성했고, 본채와 별채를 나누는 독창적인 공간을 완성했습니다.
16년 전 지어진 이 집은 요즘 트렌드인 대면형 주방과 실용적인 설비를 갖춰,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이 집의 진짜 매력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비롯됩니다.
8년 전, 또 한 명의 친구 경옥 씨가 합류하면서 이곳은 진정한 ‘조립식 가족’의 집이 되었습니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혼자 살던 경옥 씨는 익숙한 동네를 떠날 수 없다는 고민을 털어놓았고, 두 사람은 흔쾌히 그녀를 맞아들였습니다. 잠시 머물 생각으로 왔던 경옥 씨는 자연스럽게 세 사람의 빈자리를 채우며 진짜 가족이 되었습니다.
세 사람은 각자의 역할을 나눠 생활을 꾸립니다. 재식 씨는 가계부를 관리하며 생활비를 책임지고, 경옥 씨는 요리와 화초 관리를 담당합니다. 공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혜옥 씨는 집안의 설비를 맡아 척척 고쳐냅니다.
물론 작은 다툼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이들은 오랜 세월 다져진 우정과 지혜로 이를 해결하며 살아갑니다. 세 사람 모두 입을 모아 말합니다. “피는 안 섞였지만 마음은 진짜 가족이에요.”
최근 들어 이들은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에 집과 마당을 마을 사람들에게 개방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절마다 작은 모임을 열거나 공동 텃밭을 가꾸며 활기찬 나날을 보내고 있죠. 마을 주민들도 이 집을 중심으로 모이며 서로의 삶에 온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들의 삶은 단순히 함께 사는 것을 넘어, 나이가 들어도 이웃과 친구, 그리고 새로운 가족과 따뜻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의 온기가 가득한 이 집은 오늘도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며 집을 짓는 사람들에게 이들의 이야기는 특별한 영감을 줍니다. 단순히 멋진 집을 넘어,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질지 상상해 보세요. 여주 시골 마을의 ‘조립식 가족’처럼, 집이 단순한 공간을 넘어 따뜻한 인연을 잇는 장이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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